Monday, May 26, 2014

2014년 5월: 아빠만의 시간

이국 땅에서 세 식구가 단란하게 살다보니 같이 지내는 시간이 참 많다. 그래서인지 자기가 원할 때는 언제나 엄마 아빠가 곁에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어진이. 한편으로는 어진이가 가장 필요로 할 때 많은 시간을 같이 있어 줄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또 세 식구가 같이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지만, 엄마와 아빠도 자기만의 시간, 그리고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아쉬울 때가 있는 것도 사실. 가뜩이나 아침잠이 없는데다 전날 일찍자서 새벽에 일어난 목요일. 창밖을 보니 환상적인 5월 날씨. 잠자는 엄마와 어진을 두고 조용히 집을 나서 인적없는 수목원에 가서 1시간 가량 야생 칠면조들을 벗삼아 라일락과 능금꽃사이를 산책하고 돌아온 아빠. 좋은 기분으로 돌아오니 단단히 화가난 어진, 아빠를 보자마자 울음보를 터뜨린다. 이제 아빠랑은 친구 안한다는 둥 한참을 투정버리는 어진을 달래고 달래다 결국은 화를 내고마는 아빠... 이에 굴하지 않고 토요일 아침에는 네덜란드와 스위스에서 온 방문학생들과 함께 아침 일찍부터 Devil's Lake로 등산길에 나섰다. 아마도 2010년엔가 세인아빠와 청계산을 오른 뒤 처음으로 그런대로 등산같은 등산을 하고, 집에와 두 학생과 기분좋게 맥주와 바베큐로 아주 긴 점심을 먹으며 기분좋게 보낸 토요일. 어진이는 섭섭하겠지만, 아빠도 이런 시간이 있어야 어진이랑 보내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충실해지는 법이니 이해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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